2015.09.11

카테고리 없음 2015. 9. 11. 19:45
옛날에는 그냥 우리집 숭아(고양이)가 나를 보러 못오니까 그게 슬퍼서 울었다. 처음 일주일은 혼자있는다는 걸 자각 못했는지 울지도 않았다. 처음 혼자 있는 거였다. 평소에는 언니랑 엄마가 있었고 심지어 잘때도 난 엄마랑 같이 잤다. 가끔은 언니랑 셋이서 잤다. 혼자 잘때는 엄마가 외박을 하는 날 하루 이틀. 그런날도 잠'만'혼자 잤다. 완벽히 혼자 몇달을 지내는 것은 눈뜬 이래로 처음이었다. 숭아가 보고 싶어서 일주일간 울었다. 차츰 나아졌다. 한달에 한번씩 집에 갔고, 숭아도 내가 없다는 것에 그렇게 슬퍼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숭아는 물론이고 엄마랑 언니랑 가끔씩은 원래 같이 있지도 않던 아빠까지도 생각났다. 그냥 따뜻한 '집'이 생각났고 가고싶었다. 오자마자 울기 시작했고 열흘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집에 가고싶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분명 내년쯤에 이글을 다시 읽는다면 웃겠지. 내가 이런 면도 있구나 하면서. 내가 이랬었구나 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저 집에 가고싶고 왜 이렇게 멀리까지 왔는지 의문이 들 뿐이다.
Posted by Morring
,